[월드컵] '왜 조 3위인가?' 답 못한 홍명보…"최악 시나리오로 갔다"
남아공전 충격적 패배 다음날 조별리그 결산 기자회견
"데이터로도 이유 찾기 쉽지 않아"…정신·심리·환경 요인 언급
"준비한 만큼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시킨 감독의 역할이 잘못됐다고 얘기해도 저는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조 3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낸 한국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힘 한번 못 써보고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경기 하루 뒤에도 그 이유를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2차전에선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석패한 홍명보호는 조 최약체로 지목되던 남아공과의 최종전에서 0-1로 덜미를 잡혀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남아공전 다음날인 26일(한국시간) 몬테레이에서 과달라하라로 이동한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께 회복훈련을 소화했다.
그에 앞서 홍 감독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나 조별리그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홍 감독이 기자회견을 한다는 건 훈련 시작 2시간 전에야 공지됐지만 대표팀 관계자는 "원래 계획돼 있던 결산 인터뷰"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조 추첨 직후부터의 준비 과정을 돌아봤다.
"지난해 12월 3일 조 추첨이 열리고 고지대와 고온 다습한 어려운 두 도시에서 경기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면서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가 생각했을 때, 첫 경기, 두 번째 경기가 열리는 고지대에 맞추는 게 맞다고 판단해 고지대 준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고지대인 과달라하라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홍명보호는 1승 1패를 거뒀다.
멕시코전에서는 경기를 잘 운영하고도 골키퍼 김승규(도쿄) 등 수비진 실수에서 비롯된 실점에 당하고 말았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2차전 결과가 매우 아쉽다"며 "거기서 승점을 땄다면 3차전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시나리오 중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로 갔다"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남아공과 경기에서 그야말로 졸전을 펼쳤다. 전반 10분 이후부터 위협적인 장면을 거의 만들지 못했다. 남아공의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선수들은 1, 2차전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몸이 무거워 보였고, 호흡도 맞지 않았다.
홍 감독은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된 이유와 관련해 몬테레이의 무더위라는 '환경적 요인'을 언급했다.
홍 감독은 "다른 이유를 찾다 보니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환경적인 면이 어려움을 겪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비교적 온화한 과달라하라에서 두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무더운 몬테레이로 이동한 뒤로는 적응에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는 얘기다.
다만 경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홍 감독은 "데이터를 봤을 때 멕시코전보다 뛰는 양은 조금 줄었고 고강도(러닝)는 조금 더 많았다. 체력적으로 (멕시코전과) 크게 차이가 없었는데, 보기로는 선수들이 굉장히 느려 보이는 것에 대해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리적 요인도 거론했다. "선수들의 심리적 상태가 너무 잘하려고 하고, 꼭 이겨서 결정하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강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심리적인 면, 날씨가 확 더운 상태에서 하다 보니 잘 맞지 않았던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결국 '무엇 때문에 졌다'라는 뚜렷한 답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오지 않았다.
홍 감독은 "경기에 앞서 수십 개의 상황을 준비하는데, 그 외의 돌발 상황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대처하는 것은 선수들이 해야 하지만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2강전을 치른다면) 한 3, 4일 정도 남았다. 어떻게든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휴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강점을 전술적으로 막은 게 승인이라고 자평했다.
이를 언급하며 전술 변화 가능성을 물은 취재진 질문에 홍 감독은 "상대에 맞춰 방법은 다르게 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쭉 해 온 것을 갑자기 바꾸는 건 선수단에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 상대가 정해지면 그런 부분들을 전체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내내 득점하지 못한 손흥민(LAFC)은 여전히 감쌌다. 골은 못 넣어도 다른 공격수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 선수는 본인의 역할은 항상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평가가 골이냐 아니냐, 그 부분에서 선수도 팀도 어려운 점은 있다"고 말했다.







